김연규 교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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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전기신문] 21세기 에너지 지정학, 과거와 어떻게 다르게 전개될까?
작성자 EGS
작성일 2019-03-13 조회수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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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광장)21세기 에너지 지정학, 과거와 어떻게 다르게 전개될까?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20세기 초 중동의 석유 가스 발견과 강대국들의 중동에너지 분할지배로 대변되는 100년 동안의 20세기 에너지 지정학이 저물어가고 21세기를 주도할 새로운 형태의 지정학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에너지지정학의 가장 큰 특징은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 중심이었고 주로 중동 지역의 생산에 의존하였으며, 미국, 영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중동의 에너지를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한편 수많은 전쟁과 희생이 초래되었다는 점이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국가나 에너지를 선점해 차질 없이 소비할 수 있는 국가 모두 국가의 힘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에너지였던 것이다. 2040년이면 인류가 쓰는 에너지의 3분의 1은 재생에너지가 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가 점점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시대가 옴에 따라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국가간 각축은 점점 줄어들고 재생에너지의 부존과 연관기술, 운송인프라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정학이 형성될 것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연관 변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미국의 중동정책이다. 2차대전이 진행중이던 1945년 지중해에 정박 중이던 미국의 항공모함 선상에서 루즈벨트 미국대통령과 사우디 왕 사이에 맺어진 협약으로 시작된 미국-사우디아라비아의 특별한 관계는 1974년 ‘페트로달러’ 협약으로 본격적으로 밀월관계로 접어들었으며 1979년 이란이 극단이슬람국가화하면서 미국의 걸프국가 위주의 중동정책은 더욱 강화되었다. 걸프만지역 카타르에 미국의 제5함대가 자리하고 3만명 이상의 지상군이 다수 국가에 주둔하게 된 반면, 이란, 이라크, 리비아, 이집트 등 북부중동 국가들에 대해서는 주로 러시아의 세력 침투를 막기 위해 석유 가스 생산을 못하도록 제재를 가하고 테러세력 등과의 전쟁을 주로 수행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이란, 이라크, 이집트, 시리아, 예멘 등 북부중동 국가들과 이미 1950-1960년대 무기수출과 사회주의 수출 등 여러 방면에서 러시아의 세력권(sphere of influence)화 하는 노력을 하였으며 이집트가 러시아인들의 최대 여행지였으며 아스완댐이 러시아에서 건설해 준 점을 상기해 보면 당시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1970년대 이후 미국-사우디 관계 강화와 미국-이란 제재 등장은 러시아의 중동 지역으로의 세력 침투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1980년의 ‘카터독트린’은 러시아, 이란 등 세력이 중동 석유가스의 원활한 생산과 자유세계로의 수출을 방해하는 것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었다. 원래 러시아의 중동 개입은 흑해-지중해를 통해 해군력으로 침투하는 전략이었으나 미국 해군에 막히게 되자 소련은 1979년 중동진입을 위해 육로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는 모험을 감행하기에 이르렀으며, 훗날 소련 붕괴의 빌미가 되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소련 붕괴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공조하여 1984년 국제유가를 급락시킨 데에 기인한다.

이쯤 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중동과 세계패권에 얼마나 결정적인 도우미 역할을 했는지가 분명해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함께 소련에 대항하는 아프간 무장세력을 지원하였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전통적으로 종교 적으로 수니파로 이란이 대변하는 시아파의 대척점에 있으며 따라서 북부중동의 이란,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에서 반정부 수니 내전을 지원하고 테러리스트들을 수출해왔다.

러시아인구의 11%는 이슬람으로 특히 체첸, 다게스탄, 바쉬코르토스탄 등의 지역에 거주하는데 러시아정부에 대항하여 테러를 감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러한 러시아의 테러리스트들을 이념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해 온 국가도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세계 석유수출 1위 지위와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 수출 1위라는 지위가 미국을 등에 업고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이란과 이라크는 더 큰 매장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종교적 이유로 항상 전쟁이 일어나는 국가가 된 것이다.

최근 이러한 과거의 지정학이 변하고 있다. 우선 미국이 셰일혁명으로 중동에너지에 대한 절심함이 약화되면서 아프가니스탄과 걸프지역에서 미군 병력의 상당수가 이미 철수하였다. 1990년대-2000년대 일방적으로 걸프지역 뿐 아니라 북부중동까지 지배하던 미국이 중동에 올인하던 정책을 바꾸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중동지역은 미국 단독지배에서 러시아, 유럽, 중국 등이 세력을 점점 확장하면서 다자체제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시리아내전은 미래 중동이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으로 인한 중동세력 확대가 가장 두드러진다.
작성 : 2019년 03월 11일(월) 08:13
게시 : 2019년 03월 12일(화) 09:04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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