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규 교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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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전기신문] 트럼프 혼란의 시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에너지 대전환
작성자 EGS
작성일 2018-10-16 조회수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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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규 교수의 등촌광장) 트럼프 혼란의 시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에너지 대전환

어느 새 국제유가가 70~80 달러 근처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주 국제원유시장에서 브랜트유는 84 달러, 서부 텍사스 중질유는 76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 전환은 2014~2017년 동안 계속된 미국 셰일석유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오펙(OPEC)과의 시장점유율을 두고 벌인 치킨게임에서 마침내 오펙의 감산 결정 때문이다. 일단 미국 셰일플레이어들과 오펙 전통석유 생산국들의 줄다리기는 미국의 판정승으로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저유가체제는 대규모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재정에 타격을 주긴 했지만, 국제유가 게임의 또 다른 이면, 즉, 글로벌 가스 게임에서는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왔다. 저유가와 동시에 시작된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유럽국가들로의 파이프라인 가스수출은 더욱 늘어났다. 저유가와 경제제재 이전 유럽의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에 대한 의존율은 34%였으나 2018년 현재 유럽의 러시아 가스의존도는 40%까지 올라갔다.

2015년 독일과 러시아가 발트해 해저를 통과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노드스트림가스관 II를 건설하기로 함으로써 러시아의 유럽 가스 시장 점유율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유럽 최대의 가스소비국인 독일과 직통 가스관을 2011년에 이어 제2가스관을 건설함에 따라 러시아는 유럽으로의 수출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통해서만 서유럽에 공급할 수 있었던 제약에서 벗어나 직통으로 북서부 가스시장을 공급하게 됨으로써 유럽 가스시장에 대한 러시아의 레버리지는 오히려 더욱 강화됐다.

2018년 7월 유럽을 방문한 트럼프는 독일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독일이 러시아가스의 포로”가 되고 있다고 독설을 퍼부으며 러-독 가스관 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독일로 공급된 러시아가스는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영국 등 북서부 전체가스시장으로 이동하고 북서부지역의 가스허브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어떻게든 차단하려고 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이미 에너지수출을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으며, 이런 의미에서 독일, 일본, 한국과 같이 미국과는 무역흑자를 향유하면서 대규모 에너지 수입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들, 심지어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국가들에게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17년말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약 22조원으로 2016년 대비 약 17 퍼센트 감소했다. 한국은 2016년 이후 약 3조원의 미국산 LNG 수입 계약을 함으로써 미국과의 흑자 폭을 줄이는데 노력을 했다. 이러한 아시아의 상황과 비교해 볼 때 유럽의 상황은 매우 다르게 전개돼 왔다.

최근 백악관 경제고문인 레리 커들로(Larry Kudlow)는 미국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현재 택사스서부의 퍼미안유전(Permian)에서 석유와 가스가 너무 많이 생산돼 2020년이면 셰일오일을 포함한 미국의 석유생산량이 1500만 배럴에 달할 것이며, 가스는 더욱 많이 생산돼 현재 1500만톤을 수출하고 있으며 2019년 3500만톤, 2020년 7000만톤으로 기하 급수적으로 수출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전개될 외교정책에서 에너지를 중심에 두고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2018년 11월 4일 이란제재 복귀 발효가 되기 시작하면 약 150만 배럴의 이란 석유가 국제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작용할 충분한 물량으로 이러한 급상승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18년 10월 4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비밀리에 석유생산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에너지정책과 국제에너지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속에 가장 큰 격변이 예상되는 지역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이다. 서유럽에서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 때문에 미국의 LNG 수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가 우선적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 동북아 LNG 시장이다. 한국, 일본은 중동에서 오랫동안 장기 공급 물량을 도입하고 있는 국가들로 2020년대 이후 장기물량 만료로 계약선 변경을 앞두고 있다. 이미 트럼프는 재임후 한국 첫 방문시 한국의 미국LNG로의 도입선 추가 변경을 약속 받았고 일본으로부터도 같은 약속을 받아냈다. 이미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부터 갑자기 미국 LNG 도입량 세계 2, 3위가 됐다.

오바마 정부에서는 러시아를 유럽가스시장에서 몰아내는 데 치중하다 보니까 러시아가 중국과 대규모 가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아시아로 옮겨오게 됐으나 트럼프 정부에서는 미국이 다시 동북아 가스 시장에 치중하다보니까 오히려 유럽시장을 러시아가 유지하게 되는 현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국제유가가 올라가면서 러시아는 북극LNG를 개발해 동북아로 수출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 남은 관전 포인트는 한반도 변화에 있어 미국, 중국, 러시아의 에너지를 둘러싼 거대 게임속에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같은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러시아가스관 건설과 북극LNG 도입과 항로 개발 참여를 “한국이 러시아의 포로”가 되려고 한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비핵화 뒤에 숨겨진 이러한 미국의 경제전쟁의 의미를 잘 파악하고 남북한 협력에 최대 활용하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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