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규 교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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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한국일보] [시론]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2016-3-8]
작성자 EGS
작성일 2016-03-10 조회수 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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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한국일보, 2016.03.09, 30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으로 남북 간의 교류 협력이 완전히 중단된 가운데 남 북 러 3국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추진도 무기한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중단으로 향후 한국-러시아 관계와 한국의 유라시아 지역에 대한 정책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보인다.

한국은 남북러 삼각협력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의 정책을 통하여 러시아에너지를 확보하고 더 나아가 중국의 중앙아시아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활용해 한국의 중앙아시아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했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3년 동안 러시아와의 극동시베리아 철도와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던 한국 정부의 정책은 이제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러시아는 철도와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동아시아에서 무역 및 운송의 허브로서 입지를 확보하고 지정학적 영향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해 왔다. 천연가스 수출의 76%, 원유 수출의 79%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 전략은 유럽에서 아시아, 특히 동북아 지역으로 원유가스 수출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중동에 의존해 있는 韓??日의 에너지시장을 공략하기 위하여 1990년대 중반부터 러시아는 많은 공을 들여왔다. 흔히 동부가스프로그램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아시아에너지전략이 처음으로 가시적인 결과를 가져온 시기는 2009-2010년이었다. 2013-2014년 러시아의 아시아 원유가스 수출은 확산 단계에 들어갔다.

이번 북한변수로 인한 남북러 사업의 중단은 러시아의 동북아시아 진출 전략 입장에서 한발 후퇴로 귀결될 것이다. 2009년 이후 북미셰일혁명으로 러시아는 유럽에서 원유 가스 시장을 일부 상실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 제재, 최근 저유가 등으로 러시아의 아시아 진출은 가속화 되었다. 2013 322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하였다. 시진핑-푸틴 두 정상간에 합의된 사항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중국이 2018년까지 일일 약 100만 배럴의 석유를 수입하게 되어 독일을 제치고 러시아 석유의 제1 수입국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2014 5월과 11월 러시아와 중국은 가스수출에 대해서 각각 38BCM, 30BCM의 가스관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기존 사할린 LNG 14 BCM과 합치면 약 82 BCM 2020년 정도면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까지의 러시아의 동북아시아 진출은 대부분 중국과 관련된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러시아가 고민하는 부분이다. 러시아는 동북아지역에서 중국의존을 탈피하여 한국, 일본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다. 중국과는 송유관이 존재하지만 한국 일본과는 석유관 가스관 없기 때문에 석유와 가스 협상시 러시아는 중국에 불리한 계약 체결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러시아 시각에서 특히 한국은 지정학적 가치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자본은 풍부하지만 지리적으로 러시아가스가 LNG로 공급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어 PNG와 철도 등 인프라가 가능한 한국이 지정학 가치면에서는 일본보다 훨씬 더 높다고 보는 것이다. 남북러 사업의 중단은 향후 러시아의 중국의존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2014 9월에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미국과 유럽연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러시아의 셰일혁명과 북극자원 개발을 차단하고 러시아의 자원의존 경제기반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러시아를 통해 한국과 북한의 경제교류가 중단됨으로써, 미국과 서방은 유럽에서의 러시아 제재와 유사한 효과를 동북아 지역에서 거두고 있다. 결과는 중-러 밀월 혹은 러시아의 중국에 대한 의존이다. 중국의 CNPC는 서구 메이저를 대신해 러시아 타이트오일과 북극 해상유전 개발권을 잇달아 수주한 바 있다. 중국은 남지나해의 시추기를 북극해상으로 이전시키고 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일부 미국의 전략가들은 오바마 정부의 러시아 제재로 중국의 북극 진출이 약진하고 있기 때문에 북극 힘의 균형에 변화를 가져오는 등 전략적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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